2022(壬寅年) 새날을 열며…

                                                                      고수진(강화향교 장의)



2022(壬寅年) 새날을 열며…


霜月松靑榮 (상월송청영)
涒流老不息 (군류노불식)

時矢何馳將 (시시하치장)
束帶昵矜酩 (속대닐긍명)


서리 달에 푸르른 소나무
쉼 없이 여울목 흐르거니와
세월은 어찌 살 같이 재촉만 하는가!

새해 한껏 차려입고 친근한 벗을 찾아 술잔을 자랑삼는다.


 子在川上曰(자재천상왈), “逝者如斯夫(서자여사부), 不舍晝夜(불사주야).” (『論語논어』 「子罕자한」 16) 공자께서 냇가에서 말씀하셨다.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이고 낮이고 그치지 않아!” 또한
詩仙시선이라 불리는 詩시의 천재 이태백은 「將進酒장진주」에서 읊기를 “君不見군불견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래 奔流到海분류도해 不復回불부 회 그대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치달아 바다에 이르러 서는 돌아오지 않았거늘”하며 찬탄하였던 바, 세월은 한 번 흘러가면 그만인 것입니다.


2022년은 호랑이해(壬寅年)입니다. 호랑이는 산림의 제왕이며, 山神으로 여겨지는 靈驗영험한 존재입니다. 태어난 해에 따라 그 사람의 운세를 점치기도 하는데, 호랑이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동물의 제왕답게 운세 또한 氣(기)차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민간신앙에서는 산신 옆에는 반드시 호랑이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산신이 호랑이로 변신하고 호랑이는 역으로 산신으로 현신한다는 것입니다. 또는 산신을 수호하면서, 山神(산신)의 뜻을 전달하는 辭令(사령)입니다. 산신의 기원은 홍익인간의 우리 국조 단군에서 기원한다고 합니다. 단군은 우리 韓(한)민족, 단일민족이며 그 뿌리를 하늘에 두고 있습니다. 壬寅年을 ‘검은 호랑이해’라 합니다.


임인년은 六十甲字(육십갑자) 중 39번째이며, ‘壬(0임’은 북쪽을 뜻합니다. 동 쪽은 푸른색, 서쪽은 하얀색, 남쪽은 붉은색, 북쪽을 ‘玄(현)’, ‘玄(현)’은 ‘검다’ ‘가물가물하다’. 검은색을 뜻하므로 ‘검은 호랑이’라 표현하나 봅니다.


참고로 서울 인왕산은 호랑이 산으로 유명합니다만 인왕산은 서울 서쪽으 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白虎山(백호산)’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습니다.


교수신문이 지난해 辛丑年(신축년)을 “猫鼠同處(묘서동처)”와 “人困馬乏(인곤 마핍)”을 사자성어를 선정했다고 유교신문 신년사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 는 즉 고양이와 쥐새끼가 의기투합했고, 그러한 병폐로 백성이나 모든 물정 이 곤핍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코로나 전염병으로 지칠 대로 지친 일반 민 중들에게 토지개발공사 공직자들의 일탈과 대장동 몇몇의 일확천금이 나라 전체에 곤혹감을 안겼다고 짐작해 봅니다. 다시 말하면 고양이한테 생선가 게를 맡긴 격이고, 뒤주 속으로 쥐새끼를 몰아갔다는 꼴입니다.


평등과 공정, 정의를 부르짖는 시대의 배신이랄 수 있겠습니다. 공직을 봉 사하는 사람들에겐 ‘先公後私(선공후사)’나 ‘滅私奉公(멸사봉공)’이 철칙입니다. 공직자는 모든 부분에서 공공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한데 이를 묵살하고 자신들의 사익 추구에 전념한 것입니다. 공공의 정보는 공정한 경 쟁을 통해 우선순위가 가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무를 이용해 개인적으 로 先取先利(선취선리)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직무를 통해 부당하게 국가기 밀을 먼저 취해, 개인적으로 이익을 착복한 것입니다. 인간과 짐승의 차이가 분별력입니다. 옳고 그름의 변별, 직분의 정당한 禮道(예도)를 상실한 것입니 다. 공직이 하나의 권력으로서 일반 백성들 위에 군림한다면 야만의 호랑이 에 불과한 짓거리일 것입니다.


며칠 전 보도에 의하면 구청의 한 공무원이 몇 푼 안 되는 돈을 받고 주민 의 정보를 팔아넘긴 정보 탓에 한 여성이 잔혹하게 살해됐다는 소식이었습 니다. 啞然失色(아연실색), 茫然自失(망연자실) 자체였습니다. 公僕(공복)이라는 신분으로 백성의 生死與奪權을 쥐고 막무가내 살해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입 니다.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돈 몇 푼에 스스로가 야만의 짐승이 돼버린 것입니다.


국가의 刷新쇄신은 공무원의 기강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虎嘯谷風(호소곡풍)’입니다. 호랑이는 산림에서 절대 권력이랄 수 있습니다. ‘호랑이 咆哮(포효)에 골짜기에서 써늘한 바람이 분다.’는 뜻입니다. 그만 큼 호랑이 존재감은 위력적입니다. 무섭고 사나운 짐승이긴 합니다만 산림 의 질서를 제어하는 위엄이 있고 모범적이며, 도덕적인 권위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공직의 신분 역시도 국가와 사회의 전반적은 질서를 안정되게 선도하는 청렴이 급선무인 것입니다.
사찰 대웅전 뒤쪽으로 삼성각 또는 산신각 탱화나 민화에서 사랑방 화롯 불 앞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한 애교스럽고 친근한 모습도 보 입니다.


산신 옆에는 호랑이 배경으로 老松노송이 우거진 산에 까치도 등장합니다. 이는 민간신앙의 징표입니다. 산을 대지로 산신을 착한 인간으로 호랑이 까 치 소나무를 동식물로 온 세상 모든 물상이 합치하는 생명과 자연 무병장수 의 기원인 것입니다.


까치는 천상의 심부름꾼으로 좋은 소식만을 전하는 길조입니다. 이에 호 랑이는 의롭고 신중하며 권위를 존중하고 어진 이를 보호하고 도와줍니다. 반면 부패하고 부정한 경망스런 狐假虎威(호가호위) 얍삽이 권력을 징치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에 호랑이는 신성함과 지혜, 막강한 힘과 늠름한 용기 정의의 표상인 것입니다.


‘강화 투데이’ 독자 여러분!! 임인년 새해 댁내 만복을 기원합니다.
‘강화 투데이’가 기쁜 소식만을 전하는 ‘까치 투데이’로 거듭날 것이며, 부 정과 부패, 불공정을 특히나 코로나 전염병을 확, 쓸어내는 ‘虎嘯谷風(호소곡풍)’의 해이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참고; 데이비드 메이슨 지음/신동욱 옮김 『山神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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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