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인공 지능 시대의 교육의 과제

이 대 형
인천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고, 의학, 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기업 오픈에이아이(open AI)는 최근에 GPT-4를 공개했다. 챗지피티(Chat GPT)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논문을 작성하며, 그림까지 그려낸다. 또 자기 소개서를 작성해 주고, 열쇳말만 넣으면 소설과 시를 순식간에 완성해준다. 챗지피티(Chat GPT)는 미국 모의변호사 시험에서 상위 10%, 생물학올림피아드에서 상위 1%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많은 직업이 위협받고 있다. 다방면에서 사람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는 현상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많은 직업이 사라지거나 모습을 달리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텔레마케터나 의사, 법조인, 회계사, 사무원 등 다양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듣게 된다. 의사라는 직업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의사의 일은 병의 진단, 처방, 수술 등이다. 현재 환자와 병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진단과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했다. 예전에는 의사가 환자의 각종 데이터와 증상을 보고 진단을 했다면, 지금은 기술이 환자의 영상 및 데이터를 기존에 쌓인 데이터와 비교해 진단한다. 많은 데이터를 일시에 비교해 진단함으로써 오진율을 낮춘다.


그렇다면, 의사가 과연 필요 없어질까? 단지 하는 일들이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와 소통하는 기술이 더 요구된다. 환자가 말로 설명하는 증상을 데이터화하고 추출된 결과를 판단해 최종 진단을 내리며,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역할이 커질 것이다. 또 전공 분야에 한정해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닌 다양한 분야의 의사들과 협업하는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타 분야 전문의들과 처방책을 의논하거나,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기존 빅데이터에서 나온 결과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질병을 발견하거나 연구하는 일도 중요해진다. 타 분야의 연구 결과를 자신의 분야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들도 장려될 것이다. 공감, 협업, 해결책을 찾기 위한 소통의 능력은 인공지능같은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인간에게 더욱 요구되는 역량이다.


우리 아이들이 인공지능의 세계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현 시대 교사들의 책무이다. 인공지능과 잘 공존하는 방법은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을 찾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질문이다. 인공지능은 답을 찾아내는 데는 매우 탁월하지만 스스로 질문하지는 못한다. 질문하려면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하며, 세밀한 관찰과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이 필요하다. 질문은 어떤 과학적 지식이나 사실에비판적인 관점으로 사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질문이 기존의 지식들을 새롭게 구성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엔 또 무엇이 있을까?


두 번째는 진정성을 담아 내는 일이다. 일을 할 때 영혼을 담아 정성을 들이는 것은사람만 할 수 있다. 만약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들,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일들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신한다면, 앞으로는 영혼과 정성 그리고 감동을 전달하는 능력이 일을 하는데 중요한 자질이 된다. 앞으로 사람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품질은 단순히 정확하고 편리하고 빠른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 큰 가치를 담아내길 바라고, 진심으로 감동을 느끼기를 원한다.


교사들은 수준 높은 질문으로 아이를 이끌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좀 더 오래 책상 앞에 앉아 있게 할지 고민하는 대신에, 어떻게 하면 공부할 때 아이의 눈이 더 반짝일지 고민해야 한다.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아이가 더욱 고양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또한 교사의 진정성을 느끼게해서 아이들의 진정성을 자연스럽게 길러 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향해 공감하고, 배려하며,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진정성의 가치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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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